로봇(robot) 댄스의 기원은 192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의 마임(mime)들은 마네킹이나 로봇, 동상 등 움직이지 않는 인간 형상을 흉내내기 시작했고, 곧 많은 공연 속에서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때의 모습은 현재의 움직이는 로봇보다는, 움직임이 없거나, 혹은 굉장히 제한된 마네킹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번져나가는데, 현대의 로봇 댄스에 영향을 끼친 이로 Robert Shields가 있습니다. 60년대 말 헐리우드 밀랍인형 박물관(Hollywood Wax Museum) 앞에서 일전부터 이어온 마네킹 루틴을 공연하고 있었고, 이를 보던 한 소년은 그 움직임에 매료됩니다. 그의 이름은 Charles Washington, 훗날 Charles “Robot” Washington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는 당시 유행하던 펑크(funk) 음악에 맞춰 특유의 절제된 움직임을 선보였고, 이를 Maverick’s Flat 등의 클럽에서도 선보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때 LA는 캠벨락킹(Campbellocking; locking의 원래 이름)의 열풍에 휩싸여있었고, 그 근원지가 바로 Maverick’s Flat이었던 관계로 당연하게도 Washington과 Don Campbell은 서로의 탤런트를 인정하며 교류해나갑니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운 TV 프로그램을 위해 재능있는 댄서들을 찾고 있던 Don Cornelius의 눈에 띄고, Soul Train이 곧 그 막을 올리게 됩니다.
Soul Train에서 보여준 춤들은 당시로서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으며, 방영되고 있던 도시들의 모든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지만 그 중심은 스튜디오가 위치한 LA였습니다. 훗날 Campbell과 그의 친구들이 쇼에서 하차하게 되자 Cornelius는 더 이상 Soul Train에서 Campbellocking을 볼 수 없을거라 걱정했지만, 그의 우려와는 달리 그간 Soul Train을 보며 춤을 추던 새로운 댄서들이 유입되며 이 춤은 계속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최초로 구성된 The Campbellock Dancers의 멤버는 Don Campbell, Fred “Mr. Penguing” Berry, Johnny “Sambo Lock” McCloud, Charles “Robot” Washington, Bill “Slim the Robot” Williams였음에서 알 수 있듯이 로봇과 캠벨락킹의 구분이 모호했습니다. 파트너 Angela “Robot Ann” Johnson과 함께 Soul Train에 출연하던 Charles Washington이 자신들의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할 때 로보팅(roboting)이나 로보틱(robotic) 등의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프로그램 내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애매한 위치에 있던 로봇을 하나의 다른 스타일로 대중에게 인식시킬 수 있었던 것은 Michael Jackson의 덕이 컸습니다. 1973년 9월 26일, NBC에서 방영한 Bob Hope Special에서 Jackson 5가 노래 Dancing Machine을 공연하며 로봇 댄스를 처음으로 선보이나, 공교롭게도 카메라가 다른 곳을 향하면서 제대로 된 데뷔는 동년 11월 3일 Soul Train에서의 공연으로 미뤄집니다. 기존의 로봇 댄스에서 더 정교한, 기계적인 움직임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이후 로봇 댄스의 한 방향을 제시했다 볼 수 있습니다.
1979년 처음으로 Soul Train에 오른 Electric Boogaloos에는 Boogaloo Sam, Poppin Pete, Creepin’ Sid, Boozer와 함께 Robot Dane이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Jeff Kutash’s Dancin’ Machine의 무대에 함께 오르기도 하며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 EB 단독으로 TV 무대에 나오는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댄서 중 가장 잘 알려진 로봇 댄서라고 한다면 아마도 Madd Chadd일 듯 합니다. Step Up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고, 다수의 광고와 쇼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로봇 댄스 초기의 다임 스탑(dime stop)으로 표현하는 방식과 이후의 팝(pop)으로 표현하는 방식 모두에 능하며, 마임 등의 표현력에서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